Three pages of letters to my dearist friend, A4, 2022

My dear friend,



It has been a long time since I received the letter.
Sorry for this late reply.

All this time I was searching for myself.

I was happy when I heard that you were reducing the number of your works in the company and preparing to start a business in order to do your own thing, and when you spoke in a jubilant tone about 'life after change’. And after that, when I heard that your business was on the road to success, I got my hands on my chest for a while to keep that feeling of relief and joy for a little while. I think you know better what it feels like. Dear friend, congratulations.

But soon I started thinking about ‘life after change’. Not long ago, I read some questions in William Morris' prose. Those questions made me look at our attitudes anew. These are messing around with my head.

What do we do next when we have all we hoped for? The media is noisy every day that a new world has opened, but what about the reality in front of us? Is it okay? We enjoy long hours of leisure that we might not have wished for. We open our books and read whenever we feel like it, we travel to the warm south, we enjoy simple and safe adventures, and we spend our leisure time travelling in search of all sorts of delicacies. But I realised it after moving to Berlin for a while. That we will be able to enjoy our leisure time only when all the messy mistakes and thoughts in the world are corrected and the people who share lowly thoughts can respect others. I believe this is not just limited to this space of Berlin, which I pass by, and the time of 2022.

I don't think we can relax yet. At least you and I can't relax.

I should have started in London or Seoul, but then I was too weak and didn't know the world. I've been fighting my own battles here for 4 years. And even now, this battle continues quietly.

I am trying to change this place by creating beautiful things, getting to know myself, and documenting myself. I find great pleasure in this labour. Aren't we terrible romanticists? My dear friend, I strongly insist - which is not something I usually do- that anything that makes a difference should be creative and joyful. And I believe we are doing well.





p.s.

The thoughts of my neighbours here in East Berlin are boring. As you know, because you visited in 2018, Obersee (lake) right in front of our house is beautiful. But my neighbours push me to the virtues of a housewife. They care about my makeup, my clothes, my cooking, my husband's salary or the price of the house we bought. They don't discuss topics I like, such as politics, art, philosophy, topology, society, economy, geography, woodworking etc., with me. Or they just talk about something serious with themselves.

As you know, I like to talk and debate, so I was a lecturer at art schools, and because of that, I've made a lecture that's very popular with students as well. But when I start voicing my opinion, it creates a strange atmosphere. It's frustrating. So I decided to move to Mitte. Because I want to live in 2022 (hopefully). But my studio will still be here. You have to be at the forefront to enjoy fighting.

If you come back to Berlin, please stop by my studio.

친애하는 나의 친구여.


보내주신 편지를 잘 받았습니다.
편지를 받은 후 오랜시간이 지났어요.
답장이 늦어져서 미안합니다.

사실 그동안 나는 나를 찾아가는 중이었습니다.

당신이 본인의 일을 하기위해서 회사의 일을 줄이고 창업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리고 ‘변화 이후의 삶’에 대해 잔뜩 상기 된 어조로 이야기 할 때, 나는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당신의 사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그 안도와 환희의 기분을 나 또한 조금 오래 간직하기 위해 가슴에 두 손을 한참 동안 얻었어요. 어떤 느낌인지 본인이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친구여, 축하합니다.

하지만 곧 나는 ‘변화 이후의 삶’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어요. 얼마 전 윌리엄 모리스의 산문 중에서 어떤 질문들을 봤어요. 그 질문들을 통해 우리의 태도를 새롭게 바라보게되었어요. 이것들이 내 머리속을 어지럽힙니다.

우리가 그렇게 바라던 것들을 다 얻었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할까요? 미디어에서는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고 매일 같이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데 우리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어떤가요? 우리는 그다지 바라지도 않았던 긴 여가시간을 향유하고, 기분이 내킬때마다 책을 펼쳐 읽고, 따뜻한 남쪽을 여행하고, 단순하고 안전한 모험을 즐기고, 산해진미를 찾아 여행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지요. 하지만 저는 베를린에 잠시 이사와 살던 중 깨달았어요. 세상의 모든 지저분한 잘못과 생각이 바로잡히고 미천한 생각을 공유하는 부류들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게 될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에게 주어진 여가의 시간을 향유할 수 있을거라는 것을요. 이것은 비단 내가 스쳐가는 이 베를린 이라는 공간 그리고 2022년이라는 시간에 국한된 사항은 아닐거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아직 여유로울 수 없을 것 같아요. 적어도 당신과 나는 여유로울 수 없습니다.

런던에서 혹은 서울에서 부터 시작했어야 했지만 그 때 나는 너무 약했고 세상을 몰랐어요. 나는 이곳에서 4년동안 나만의 싸움을 펼쳤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싸움은 고요하게 이어집니다.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나를 알아가는 일 그리고 나를 기록하는 일로 이 곳을 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 노동에서 커다란 즐거움을 찾습니다. 우리는 끔찍한 낭만주의자이지 않습니까? 친애하는 내 친구여, 모든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창의적이고 즐거움을 주는 것 이어야 한다고 나 답지 않지만 강하게 주장합니다. 그리고 나는 우리가 잘 하고있다고 믿어요.



추신. 여기 동베를린 내 이웃들의 생각은 지루합니다. 당신이 2018년에 방문했기 때문에 아시다시피 우리 집 바로 앞의 오버제 호수는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웃들은 나에게 하우스 와이프의 미덕을 종용합니다. 나에게는 나의 화장이나 옷, 요리, 내 남편의 연봉 또는 우리가 산 집의 가격이나 관심 있어하지 정치, 예술, 철학, 위상학, 사회, 경제, 지리, 목공 같은 내가 좋아하는 재미난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거나 아니면 ‘그들’ 끼리만 하죠. 아시잖아요, 나는 말하기와 토론을 좋아해서 예술학교의 강사도 했고 학생들에게도 매우 인기있는 강의를 만들었었다는 걸요. 하지만 내가 내 의견을 말하기 시작하면 이상한 분위기가 조성 되죠. 답답합니다. 그래서 저는 미떼로 이사를 가기로 했어요. 2022년에 살고싶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작업실은 계속 이곳에 있을거예요. 최전방에 있어야 싸울 맛이 나니까요. 베를린에 다시 오면 나의 작업실을 들려주세요.